하루하루 갈수록
어르신의 맑고 깊은 검은눈은
하얀눈이 내리더니 더 이상
녹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잠이 많아졌다.
출근하고 퇴근하고 와서도
이제 들리지 않는지
계속
잠만 자고 있다.
깨워도 그냥 눈만 잠깐
꿈뻑거리고
다시 잠에 빠져든다.
어떤꿈을 꾸고 있는걸까?

꿈속이 편한 것일까?
화장실에 가는
시간도 아까운지
그대로 볼일을 보는일이
많아졌다.
깔끔떨던 아이가
어르신이 되더니
이제 상관없는지
몸에 분변이
가득 묻어도
가만히 자고만 있다.
화장실에서 운좋게
볼일을 보더라도
몸이나 화장실이나
초토화가 기본이다.
자기 똥 더러워서 피하던 아이는
이제 몸을 컨트롤 하기 힘들어
여기저기 테러를 일으킨다.

처음 실수 했을때 충격받던
아이가 이제는
모두 체념한듯 그러려니
하고 가만히 기다린다.

심장약+인지장애약
먹으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너를 보면
이제 편하게 해줘야 하나
싶다가도
언젠가 움직임이 없는
너를 생각하기가
아직 너무 힘들다……
무엇이 정답인 걸까…?
아직 많이 남은거 같은데
없는거… 너와 보내는 시간 아닐까?
'오늘 하루는... > 우리집 노견과 푸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리’ 결국은… (0) | 2022.06.02 |
---|---|
굴러들어 온 나미라고 합니다. (1) | 2021.11.30 |
우리집 어르신 (0) | 2021.02.16 |